제 인생을 바꾸었던 연영돈 목사님의 설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지난 2007년 5월 18일은 참담한 실패를 경험하고 무기력과 절망감에 몸부림쳤던 날입니다. 울면서 길을 걸었습니다. 자존감이 바닥까지 떨어져 이대로는 더 이상 이 세상에 살아 있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다행히 그런 순간에도 교회에 가서 하나님께 부르짖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날은 금요일이었으므로 교회에 도착했을 때 금요철야예배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찬양팀의 목소리를 따라 찬양을 불러도 힘이 나지 않았습니다. 나는 이렇게 절망적인데 사람들이 기뻐하며 찬양을 부르는 모습을 보자 화가 났습니다. 본당 예배실을 빠져나와 혼자 기도할 수 있는 곳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24시간 개방 기도실인 베들레헴실은 철야예배에 설 찬양대가 연습 중이었습니다. 혼자 기도할 장소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불이 꺼진 만나홀 구석에 앉아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잘못 했어요', '저 좀 살려주세요' 울먹울먹 기도를 하는데, 마음은 공허해만 가고 평안이 찾아올 기미가 보이질 않았습니다. 하나님과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단절된 기분이었습니다.
자포자기 한 상태가 되어서 그냥 교회를 나오기로 했습니다. 계단을 올라와 본당 1층 로비를 지나 정문을 빠져나가려는데, 로비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에서 한 목사님이 설교를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나는 무엇엔가 홀린 듯, 예배실로 들어가 맨 뒷자리에 털썩 주저 앉았습니다. 그 목사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하나님의 말씀은 다윗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그는 내 마음에 합한 자라..... 부하의 아내와 동침하는 간음의 죄를 짓고, 부하를 살해하도록 교사하는 엄청난 죄를 지었음에도 성경은 그를 그렇게 평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그와 같은 다윗의 죄가 실패가 아닌 실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실수는 일회적입니다. 또 실수한 사람은 그것에 대한 자기 반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패하는 사람은 반복해서 잘못을 저지릅니다. 또한 실패하는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더이상 아파하지도 않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자신을 발전시키는 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과 장점을 더욱 계발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자신이 갖고 있는 문제와 단점을 보완하고 고쳐나가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요?
세상은 우리의 약점을 공격합니다. 우리가 잘 하는 것, 자신 있는 것으로 우리에게 승부해오지 않습니다. 때문에 자기 자신의 연약함을 보완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여러분이 가진 연약함 때문에 실수를 저지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그 연약함을 보완하십시오. 다시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결단하고 나아가십시오.
다윗과 같은 간음한 자요, 살인한 자조차도 자신의 연약함을 하나님 앞에 인정하고 돌이켰을 때 결국엔 하나님 앞에 '마음이 합한 자'라는 평가를 들었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연약함으로 말미암아 실수를 저질렀을지라도 낙망하지 마십시오. 절망하지 마십시오. 실패한 것이 아니라 단지 실수한 것일 뿐입니다."
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며 펑펑 울었습니다. 하나님이 그 목사님의 입을 통해 지금 이 순간 바로 저에게 직접 말씀하고 계시다는 걸 확신했습니다. 그건 바로 제 얘기였기 때문입니다!
상황은 아무 것도 해결된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기도 속의 음성이 아닌, 목사님의 설교를 통해 저에게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너의 연약함으로 인한 이 실수와 그 결과를 달게 맛보아라.
하지만 결코 그것은 실패가 아니란다.
그리고 저는 즉시 회복되었습니다. 저를 회복시켰던 그 설교를 하신 목사님이 바로 주안장로교회 부목사였던 연영돈 목사님입니다.
연 목사님은 그 후 2012년 11월 부산 거성교회 담임목사로 청빙을 받아 주안장로교회를 떠나셨습니다. 2013년에는 위임까지 받으셨는데, 이유를 알 수 없지만 2021년 12월 '가라는 곳으로 가라'는 제목으로 마지막 말씀을 전하시고 거성교회 위임목사직을 사임합니다. 그리고 2022년 4월 포항에 있는 달전제일교회 담임목사로 부임했습니다.
제 인생에 있어 정말 큰 위로와 변화를 가져왔던 연영돈 목사님! 어디에 계시든 하나님이 그를 복 주시고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한나가 마음이 괴로워서 여호와께 기도하고 통곡하며....
여호와 앞에 오래 기도하는 동안에....
엘리가 대답하여 이르되 "평안히 가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네가 기도하여 구한 것을 허락하시기를 원하노라" 하니....
가서 먹고 얼굴에 다시는 근심 빛이 없더라.
(사무엘상 1장 10,12,17,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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