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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
김원식
사람이 죽으면 씨앗이 되고
육십 배 백 배의 열매가 열고
살아있어도 그렇게 죽어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데
나는 이렇게 어설프게 살고 있다.
돌짝밭 같은 빈 가슴
잎 없는 가지에 바람이 불면
빈 잔을 들고 낙엽을 밟고 가는 사람들을
따라 나도 간다.
내가 살아간다는 것은
채무가 늘어간다는 얘기가 된다
빈 잔이 늘어간다는 얘기가 된다
빈 잔을 놓고 드리는 기도
기도 속에 고향이 담겨온다
아버지의 음성이 들려온다.
아버지와 함께 가꾸던 과원에서
아버지가 들려주시던 성구.
......한 해만 참아주시면
정녕 한해만 참아주시면......
- 시집 <명동의 그리스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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