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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신앙

좋은 문장이면 좋은 말씀인가?

by 날기새 2022.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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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안장로교회 홈페이지에는 카드 이미지 형태로 매일 묵상 말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따금 이 블로그에 퍼오곤 하는데요. 오늘 아래의 말씀 카드를 퍼오다가 그만 두었습니다. 

위 말씀의 원문은 이렇습니다.

 

"그 부하게 사는 자에게 이르기를
너는 평강하라 네 집도 평강하라
네 소유의 모든 것도 평강하라"
(삼상 25:6)

 

위 본문에서 '그 부하게 사는 자에게 이르기를' 부분을 빼고 말씀 카드를 만든 것인데요. 성경 본문의 후반부와 달리 삭제한 전반부는 그다지 은혜가 안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위 본문은 다윗이 어리석은 자 '나발'에게 전하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그 부하게 사는 자'가 바로 나발입니다.

 

전후 맥락 없이 표현만 좋으면 좋은 말씀이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하나님이 우리에게 부어주시는 양적 축복을 대표하는 말씀인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욥기 8장 7절)" 라는 말씀은 사실은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어리석은 친구 빌닷이 욥을 책망하며 하는 헛된 말 중 하나였습니다.

 

그래도 성경에 적혀 있으니 은혜로운 말이 맞다는 분께 다른 예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주께서 그의 손으로 하는 바를 복되게 하사
그의 소유물이 땅에 넘치게 하셨음이니이다"

 

 

은혜롭지요?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말씀만큼이나 강력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이 말씀은 욥기에서 사탄이 하나님한테 대들면서 하는 말입니다. 표현만 좋으면 좋은 말씀이 된다는 논리라면, 앞으로 우리는 저 사탄의 말도 묵상하고 다녀야겠지요.

 

 


이 글 작성 후, 주안장로교회측에서

말씀 마음에 새기기 구절 선정시

맥락을 고려할 수 있도록 유의하겠다고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의견 귀담아 들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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