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의 설교 중 발언입니다.
교단 아래 있는 교회를 지키라고 총회장(교단 대표) 세운 거예요.
교회를 부끄럽게 하고 온갖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진짜 이단보다 나쁘고 간첩보다 더 나쁜 거예요.
옛날로 말하면 총살감입니다 그거는. 그건 간첩보다 더 나쁜, 이단보다 훨씬 더 나쁜 거예요.
교회를 괴롭히고 교회를 어렵게 하면 그 총회장(교단 대표)은 하나님한테 가롯 유다, 마귀 앞잡이인 것입니다.
명성교회 세습 비판이 '교회'를 괴롭히고 교회를 어렵게 하는 것입니까? 다윗 왕이 범죄를 했으면 그가 제 아무리 이스라엘의 영웅이고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라 할지라도, 나단 선지자는 그에게 가서 그의 죄를 지적하고 회개를 명해야 하는 것입니다. 김삼환 목사의 설교대로라면, 나단 선지자는 다윗 왕을 괴롭히고 이스라엘 왕국을 어렵게 만든 가룟 유다, 마귀 앞잡이가 되는 것입니다. 김삼환 목사는 이제 맘몬의 노예가 되어서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지경이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명성교회 세습에 대한 다른 목사들의 태도입니다.
명성교회가 소속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 제107회 총회가 지난 10월 20일 진행되었는데, 이날 총회에서 명성교회 세습과 관련하여는 더 이상 재론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교단 헌법에 반하는 현재 세습 상태를 그대로 인정해주기로 한 것입니다. 반면 일명 세습금지법인 헌법 제28조 6항을 삭제해달라는 안건은 헌법위원회로 보내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명성교회 세습 체제를 인정하는 것을 넘어 앞으로 모든 교회에 세습 자체를 양성화 하는 것도 검토하겠다는 뜻입니다.
이건 면죄부를 팔아먹을 정도로 물신주의의 노예가 되었던 과거 로마 가톨릭으로 회귀하겠다는 선언입니다.
이런 사태에 대하여 대다수 목사들이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 앉아 있다는 사실이 저는 정말 기이합니다. 하나님이 나단 선지자를 다윗에게 보내어 그의 죄를 꾸짖었을 때, 다윗은 즉시 "내가 잘못했습니다" 하며 회개했습니다. 목사님들은 신도들에게 이렇게 다윗처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회개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그런데 목사들은 나단처럼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왕에게 "당신의 행동은 명백히 잘못되었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명성교회와 김삼환 앞에서 당신의 행동은 죄악이다, 라고 말할 수 있습니까? 만만한 성도들 앞에서만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를 말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
잘못을 회개하는 다윗을 말하기 전에, 다윗의 잘못을 지적할 수 있는 나단과 같은 용기가 당신들 목사들에게 있습니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어렵습니까? 이상과 현실은 다릅니까? 그러면 강대상에서 당신들이 얘기해오던 그 설교들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그냥 유익하고 좋은 말씀이었습니까? 목사들은 항상 썬데이 크리스천 신도가 되지 말라고 강조합니다. 교회에서만 말씀대로 살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기 위해 치열하게 몸부림치라고 말합니다.
평양 대부흥은 장대현 교회 사경회에서의 회개와 각성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목사들은 설교합니다. 그 회개와 각성을 왜 신도들에게만 강요하는 건가요? 왜 목사들이 저지르고 있는 엘리 제사장의 아들과도 같은 추악한 죄악은 아무도 지적하지 않고 아무도 회개하지 않는 것인가요?
목사들은 에스더서를 설교하며 신도들에게 "죽으면 죽으리라"는 결단으로 세상을 살아가라고 하면서 왜 자신들은 "죽으면 죽으리라"는 결단이 필요한 순간에 침묵하는 건가요? 신도들에게 삶의 현장에서도 신앙의 실천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삶의 현장에서는 그와 같은 실천을 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까? 신도들의 삶의 현장은 쉽고 단순하지만 당신들의 삶의 현장은 보다 어렵고 복잡하기 때문입니까? 이 침묵에 대하여 목사들이 어떤 핑계를 댄다 하더라도, 저는 그동안 목사들이 해왔던 설교와 성경말씀을 들어 그 핑계를 반박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당신들이 몸으로 보여줄 때입니다. 그동안 당신들이 말해왔던 것이 그저 교양강좌가 아니었고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이며 그 말씀이 오늘날 이 땅 가운데에서도 살아 역사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입니다. 우리는 당신들의 행동을 볼 것입니다. 결단의 자리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지켜볼 것입니다. 우리에게 말해왔던 것처럼 세상 영광, 모든 권세, 무엇을 먹을까 마실까 입을까 하는 걱정, 이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먼저 하나님 나라와 의를 구하는지, 우리는 두 눈으로 목도할 것입니다.
만약 당신들이 결단의 자리에서 나단 선지자의 의무를 회피한다면, 우리는 매 주일 설교시간이 끝날 때마다 생각할 것입니다.
"네, 좋은 말씀 참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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