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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신앙

죄에 어디까지 둔감해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상도감리교회

by 날기새 2022.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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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감리교회의 문제도 '교회 세습'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교인 2,000 명 규모의 중형교회였던 상도감리교회는 새성전 건축을 위해 40억 원의 재정을 모은 상태였지만, 최종철 담임목사가 원로목사로 물러나고 처조카인 이종대 목사가 교회를 물려받으면서 모든 문제가 시작되었습니다.

 

 

1. 부지 매입 계약 대금으로 교육관을 신축

이종대 목사는 새성전 건축을 위해 교회 주변 땅을 사들이기로 1998년 서울시와 계약을 체결합니다. 대금은 약 40억 원, 최종철 원로목사가 모아두었던 교회 재정 40억 원으로 충당하면 되는 금액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종대 목사는 20억 원만 중도금으로 내고, 남은 20억 원으로 8층짜리 대형 교육관을 신축합니다. 잔금 미지급 문제로 서울시로부터 고소를 당해 결국 2002년 은행 대출 20억 원을 받아 지불하고 매월 대출 이자만 1,000만 원을 내게 됩니다.

 

20억 원을 들여 신축한 교육관

 

미래 세대를 양육하기 위해 교육관을 짓는 것이 무슨 문제겠습니까마는 그 의도를 의심케 하는 일이 계속해서 발견됩니다. 신축 교육관 8층에는 80평 규모의 이종대 목사 사택이 마련되었습니다. 이 사택의 인테리어 비용으로만 1억 3,000만원이 지출되었습니다. 전체 건축비의 6.5%에 해당합니다. 이 교육관의 건축을 박 모 장로가 운영하는 건설사에 맡긴 것도 논란이 되었습니다. 박 모 장로는 대표적인 이종대 목사 옹호파로 분류되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박 모 장로는 이종대 목사에게 고급 대형 승용차(체어맨)를 선물하였습니다. 장로로서 순수한 마음으로 선물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20억 원짜리 건축을 맡은 건설사의 대표인 장로가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을지는 의문입니다.

 

 

2. 담임 목사를 위한 과도한 교회 재정 사용

상도감리교회의 2003년 회계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상도감리교회가 이종대 목사 1명을 위해 지출한 비용은 사례비 5,400만 원, 목회비 2,532만 원, 자녀 교육비 2,000만 원, 수양비 1,016만 원, 특수지원비 900만 원, 퇴직적립금 912만 원 등 총 1억 2,760만 원입니다. 한해 11억 원을 조금 웃도는 교회 재정에서 담임목사에게만 10% 이상을 지출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는 상도감리교회가 선교와 사회봉사를 위해 지출한 금액을 합한 것보다 많은 액수입니다. 게다가 이 교회는 건축을 하면서 빚진 20억 원과 이자 1억 1,400여만 원을 갚기 위해 계속해서 건축헌금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종대 목사는 부목사로 있던 시절부터 두 딸을 미국에 유학을 보냈는데, 두 딸이 초등학교부터 대학원까지 유학을 하면서 자녀교육비는 계속해서 늘어나 2002년 3,000만 원까지 급증했습니다. 담임목사의 자녀 교육비 한 항목이 교회 전체 교육비(2003년 2,571만 원), 부목사 사례비(2,400만 원) 등과 맞먹는 정도였습니다. 과연 이종대 목사가 하나님의 청지기로서 양을 먹이러 상도감리교회 담임목사가 된 것인지, 아니면 양떼들의 등골을 빼먹으려 부임한 것인지 잘 분간이 되지 않습니다.

 

 


 

이종대 목사의 비정상적인 교회 운영에 많은 중직자들과 성도들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도리어 이종대 목사를 지지하는 세력으로부터 상처를 받고 장로 15명 중 10명이 교회를 떠나게 됩니다. 2,000명에 달하던 교인 수도 800명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결국 2005년 8월, 감리교 서울남연회는 이종대 목사를 상도감리교회 담임목사 자리에서 면직하는 이임 결정을 내리게 되고, 11월에는 새로이 윤종웅 목사가 담임으로 부임하여 사태 수습을 시도하게 됩니다. 하지만 3년 뒤인 2008년, 이종대 목사는 이임 결정의 무효를 주장하며 지지자들과 함께 상도감리교회 본당을 점거하며 주일 예배를 임의로 진행합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상도감리교회는 1개의 교회에 담임목사와 당회가 2개인 말도 안 되는 기형적인 형태로 운영이 되게 됩니다.

 

 

3. 이종대 목사측 박 모 장로의 뇌물 살포

모든 문제의 핵심이었던 이종대 목사는 2011년 노령으로 은퇴를 하면서 자신의 강력한 지지자였던 박 모 장로를 직무대행으로 세웁니다. 이 사람은 이종대 목사가 교육관 신축을 맡겼고, 이종대 목사에게 고급 승용차를 선물했던 바로 그 장로입니다.

 

박 장로는 두 당회 중에서 이종대 목사 측 당회의 합법성을 지지받기 위해 감리교단의 장정유권해석위원회에 사태에 대한 판단을 요청했는데, 이때 장정유권해석위원회의 위원장 및 20여 명의 위원들에게 1,200만 원의 뇌물을 전달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이종대 목사가 은퇴를 하면서 지급한 퇴직금이 문제가 되자 감리교 유지재단 조사위원장과 위원들에게도 뇌물 900만 원을 전달합니다.

 

이쯤되면 교회가 아니라 그냥 아사리판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4. 감리교단에서 사태 수습을 위해 파견한 목사까지 아사리판에 가담

한 교회 지붕 아래에 2명의 담임목사가 시무를 하는 비정상 상태가 지속되자, 상도감리교회 교인 수는 100명으로 쪼그라듭니다. 감리교단 서울남연회는 2011년 다시 한번 사태 수습을 위하여 구준성 목사를 담임목사로 직권 파송합니다. 하지만 사태 수습은커녕 상황은 더욱 악화가 되는데요.

 

이종대 목사의 직무대행 박 모 장로의 뇌물 살포에 맞불을 놓기 위해 구준성 목사도 감리교 장정유권해석위원회 위원들에게 뇌물 320만 원을 전달한 것이 드러난 것입니다. 한 술 더 떠, 구준성 목사는 자신을 담임목사로 파송한 서울남연회 김 모 감독에게도 뇌물 100만 원을 전달했습니다. 

 

빨간 선 안이 상도감리교회 부지(네이버 항공뷰)

 

이 사실은 당회 장로와 재정 담당 집사의 양심선언으로 폭로가 되었는데요. 이들의 말에 따르면 역세권(장승배기역)이던 상도감리교회 부지가 재개발 지역에 포함되어 주상복합건물 등이 들어서는 계획이 발표되면서부터 구준성 목사가 교회 정상화보다는 교회 사유화로 목표를 바꾸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돈 앞에 하나님도, 교회도, 義도 눈에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종대 목사가 하나님의 청지기로서 양을 먹이러 상도감리교회 담임목사가 된 것인지, 아니면 양떼들의 등골을 빼먹으려 부임한 것인지 잘 분간이 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이런 불의한 상황을 바로 잡으라고 보낸 사람이 똑같이 양떼들의 등골을 빼먹으려 혈안이 되어버린 것이지요.

 

 

5. 교회 부지를 건설사에 매각하면서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

이 같은 우려는 점점 현실이 되어, 구준성 목사는 상도감리교회 실권을 장악한 후, 모 건설사와 452억 원에 교회 부지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합니다. 교인 수는 2,000명에서 100명으로 줄었지만 40억 원 주고 사들인 땅을 10배가 넘는 가격에 되팔게 되었으니, 영혼 구원은 못했어도 그래도 남는 장사를 했다고 기뻐해야 하나요?

 

어쨌든 감리교단법에 따라 이 계약은 감리교 유지재단이 체결하게 되어 사실 구준성 목사 개인의 이익은 전혀 없어야 정상입니다. 하지만 건설사와 상도감리교회 간의 이면계약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감리교 유지재단과의 계약과는 별개로 건설사가 상도감리교회 계좌로 20억 원을 별도 입금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 20억 원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해당 건설사가 구청에 신고한 계약금액은 452억 원이 아니라 548억 원이었다는 점입니다. 96억 원의 차액이 발생하는데 구준성 목사 반대파는 이 차액이 건설사가 구준성 목사측에 리베이트로 지급한 금액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미 이면 계약으로 20억 원의 헌금을 지급하기로 한 사실이 드러났으니, 또 다른 이면 계약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 제기인 것이죠.

 

또한 은행 대출 시 평가받았던 교회부지의 담보 가치는 872억 원이었는데, 왜 터무니없이 낮은 금액인 452억 원에 매각 계약이 체결되었는지도 의혹으로 남았습니다.

 

이 전후 내용은 뉴스엔조이에서 자세하게 다룬 기사가 있습니다.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224168 

 

452억 매각 상도교회, 수십억 '리베이트' 의혹

유지재단 가야 할 대금 교회 통장으로…목사 "개인적으로 한 푼도 안 받아"

www.newsnjoy.or.kr

 

 

6. 감리교단에서 의혹을 제기하자, 구준성 목사는 교단 탈퇴 결정

이상의 리베이트 의혹과 여러 가지 석연치 않은 정황에 대해 감리교 유지재단은 총회심사위원회에 치리를 요청합니다. 아울러 구준성 목사에게도 내용 증명을 보내어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데요. 지극히 타당한 내용들입니다.

 

  • 건설사로부터 수령한 금액 총 내역
  • 건설사와 교회 사이에 작성된 합의서 등 일체 서류
  • 수령 금액의 구체적 사용 내역(교회 지출 결의서 및 통장 사본)
  • 96억 원 등 금액을 유지재단에 신고하지 않고 수령한 경위

 

그러자 구준성 목사는 2019년 6월 30일부로 상도감리교회의 교단 탈퇴를 선언합니다. 이어, 유지재단에서 보관 중인 재산(교회 부지 매각대금 452억 원 중 127억 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합니다.

 

결국 배임죄에 해당되지는 않는다는 판단이 내려졌지만 검찰 조사를 통해 96억 원의 또 다른 이면 계약이 있다는 의혹은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그리고 법원은 상도감리교회 매각대금은 감리교 교단법에 따라 유지재단 소유인 것이므로 구준성 목사의 매각대금 지급 요구는 들어줄 필요가 없다고 판결을 내립니다. 개신교의 아사리판을 그나마 법원이 정상으로 마무리한 셈입니다.

 

 

 

어디까지 죄악에 둔감해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일련의 사건

세포는 모든 자극을 다 느끼는 것이 아닙니다. 자극의 크기가 일정 정도를 넘어야 세포는 그 자극을 느낄 수 있고 이때 그 자극의 크기를 '역치'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단일세포에서는 역치를 넘어서는 자극이 있는지 없는지만 판단할 뿐, 그 자극이 얼마나 더 강한지를 판단하지 못합니다. 한 번 자극을 느끼게 되면, 두 배 세 배의 자극이 추가되어도 더 이상 그것을 느낄 수가 없는 것이죠. 이것을 실무율(all or none law)이라고 부릅니다. 때문에 단일 세포가 '새로운 자극'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현재의 자극을 역치 이하로 떨어뜨리는 것뿐입니다.

예수께서 우리에게 늘 깨어 있으라 말한 것은, 우리의 완벽함을 믿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한 터럭의 죄도 짓지 않고 오직 올곧게, 순결하게 살 수 있는 존재들이 아님을 그 역시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가 우리에게 깨어 있으라 당부한 것은, 신앙의 양심의 역치를 넘는 수많은 죄악이 끊임없이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부단히 눈물과 기도로 그것을 다시 역치 이하로 끌어내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타협과 합리화를 통해 역치 이상 지점에서 머물러 버리게 되면 그다음부터 우리는 그것이 도대체 얼마나 나쁜 것인지 얼마나 더러운 것인지 전혀 느끼지 못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것을 '죄악의 실무율'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상도감리교회 사건은 약 25년에 걸쳐서 변질된 크리스천이 도대체 어디까지 죄악에 둔감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적절한 사례입니다. 상도감리교회의 이종대 목사와 구준성 목사와 그를 추종하는 교인들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만, 그들은 이미 '죄악의 실무율'에 빠져 아무 문제도 못 느끼게 된 상태인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상태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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