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어전쟁은 남아프리카에서 1880년부터 1902년 사이에 보어인들과 영국인들 사이에 2차에 걸쳐 진행된 전쟁을 말합니다. 남아프리카에는 네덜란드계 백인들이 먼저 이주해 정착하여 살고 있었으나, 그 지역에서 다이아몬드와 금이 발견되자 영국이 땅을 차지하기 위해 제국주의적 야욕을 드러낸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어인들은 현지 지형과 기후에 익숙하였기 때문에 화력과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전쟁 초반은 게릴라전 위주로 영국군을 압도하였습니다. 그러자 영국군은 전쟁 승리에 눈이 먼 나머지 윤리적으로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저지르고 맙니다. 그것은 자신들의 싸우고 있던 보어인들의 사기를 꺾기 위해 보어인들의 가족 즉, 거주지에 남아 있던 여자와 아이들을 포로로 잡아 '강제수용소'에 격리한 것입니다.
이 강제수용소 정책은 유럽의 지식인 사회 전반으로부터 비난받았는데, 40년 뒤 독일의 나치가 아우슈비츠 등지에 동일한 시설을 세우며 명칭을 차용(concentration camp/konzentrationslager)할 정도로 최악의 역사적 선례가 되고 말았습니다. 강제수용소에는 보어인 12만 명이 수용되었는데, 수용 기간동안 27,927명의 보어인이 기아와 질병으로 사망했고 이 중 22,074명은 16세 이하의 어린이였습니다.
그 와중에도 기독교 신앙을 가진 보어인들은 수용소 안에서 마태복음 10장 29~31절의 말씀을 묵상하며 하나님께서 자신들을 결코 버리지 않을 것을 믿으며 구원해주실 것을 간구하였습니다.
참새 두 마리가 한 앗사리온에 팔리지 않느냐
그러나 너희 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아니하시면
그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리라
너희에게는 머리털까지 다 세신 바 되었나니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는 많은 참새보다 귀하니라
‘아무리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하나님의 허락 없이는 참새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 너희는 참새보다 얼마나 더 귀하냐’는 메세지는 수용소에 갇힌 사람들에게 소망과 희망이 되어 주었고, 전쟁이 끝난 후 1923년 첫 남아프리카 동전이 만들어질 때, 보어인들은 그들이 체험했던 ‘절망가운데에서의 소망’을 동전에 기록하여 역사에 남기기로 결정합니다.
이것이 바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1/4 페니 동전 앞면에 참새 두 마리가 각인된 배경입니다. 1994년에 새로운 동전이 디자인되면서 이제는 발행되지 않지만, 현재까지도 이 동전은 전세계 역사상 유일하게 성경 말씀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동전입니다.
(동전 이미지는 여기에서 담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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