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부활절인 지난 17일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찾아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했습니다. 이날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부활절 연합예배는 한국교회 주요 교단 74곳이 공동 주최했는데, 부활절 연합 예배 최초로 하나님이 불참하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활절 연합예배에 하나님이 불참하셨다니 이게 무슨 말이냐구요? 이날 예배는 하나님이 참석하셨다면 모멸감을 느끼셨을 예배였습니다. 주인공을 초대해놓고 주인공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는 예배였죠. 모두가 손님에게만 관심을 가지고 손님 얘기만 하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하나님을 초대했다고 믿기 어려운 자리였습니다. 그래서 그냥 하나님은 초대 받지 않으신 걸로 치자는 거죠. 그게 낫지 않나요?
생각해보세요. A에게 좋은 일이 생겨서 그의 친구들이 A를 축하해준다고 파티를 열었는데, 파티 내내 A가 아닌 B를 추켜세우면서 B만 칭찬하고 B에게 아첨하다가, 맨 마지막에 "아, 오늘 A를 축하하는 자리였죠. A야 축하해." 한다면 A는 얼마나 모멸감을 느끼겠습니까?
하나님이 불참하셨다면 그게 어떻게 예배냐구요? 맞습니다. 예배일 수 없죠. 하나님이 불참하신 예배를 두고 뭐라고 불러야 할지 딱히 표현을 찾지 못했는데 캘리포니아대학교 옥성득 교수는 그저 '행사'일 뿐이라고 깔끔하게 정리를 했습니다.
윤석렬 대통령 당선자를 위한 감사예배에 대형교회 목사들이 대거 참석해서 축복해 주었다. 그것이 예배인가, 행사인가? 예배라면 그 목사들은 출교감이요, 행사라면 예배라는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역사 공부를 하지 않는 대형교회 목사들은 행사를 예배처럼 드리고, 주일 예배는 행사처럼 흥행을 도모하고 있다. 1940년대 신사참배를 비판하지 말고, 자신들의 행사를 예배화하는 죄악을 회개하지 않으면, 전두환을 위한 조찬기도회나 대통령 취임 감사예배처럼 역사에 씻지 못할 오명을 남길 것이다. - 옥성득 교수,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sung.oak.9/posts/3104236319836308
그렇습니다. 부활절 연합'예배'가 아니라 부활절에 열린 윤석열 당선 축하행사죠. 이런 자리를 예배랍시고 하나님을 모시는 것 자체가 가증한 일 아닐까요? 차라리 하나님이 이 자리에 안 계셨다고 생각하는 편이 정신 건강에 좋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예배행사 설교발표를 맡은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는 설교발표 중에 이런 말까지 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저와) 형, 동생 하는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자리에) 계셔서
더 마음이 편하고 든든하기 그지없습니다."
목사라는 자가 "나, 친한 국회의원 있다! 부럽냐!" 하고 자랑을 합니다. 예배당의 강단에서요. 목사니까 아래 말씀 수없이 읽었겠지요? 읽었는데 왜 당신의 행동은 이 말씀과 반대인가요? 부끄러워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하나님께서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 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나니
이는 아무 육체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
너희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고
예수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와서
우리에게 지혜와 의로움과 거룩함과 구원함이 되셨으니
기록된 바 자랑하는 자는 주 안에서 자랑하라 함과 같게 하려 함이라
(고린도전서 1장 27~31절)
마지막에 소강석 목사는 "성령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려드립니다!" 하면서 설교발표를 마쳤습니다. 저렇게 마치면 예배 아니었던 것이 예배로 바뀌는 걸까요? 소강석 목사의 삶이 정말 드라마틱 한 건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만, 그 입지전적인 삶이 그를 너무나 자신감으로 충만하게 만든 것은 아닌가 우려스럽습니다. 소강석 목사의 장모님이 그렇게 당부하셨다죠.
"소 목사님,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니
절대 교만하지 말고 겸손을 생명처럼 여기세요."
젊은 시절 장모님이 하신 말씀을 되새길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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