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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신앙

조용기 목사는 성공한 성직자일까?

by 날기새 2022.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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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픽사베이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의 지도자이자 대제사장이었습니다. 지금으로 말하면 최고의 성직자/목사라고 부를 수 있겠네요. 그런 모세도 실패한 성직자가 될 뻔한 위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므리바 사건 때문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를 헤매던 중에 물이 떨어졌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을 믿지 못하고 아우성쳤죠. 그러자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화를 냅니다.

 

"우리가 너희를 위하여 이 반석에서 물을 내랴?"

 

이스라엘 백성의 위대한 지도자, 성직자였던 모세가 그동안의 사역을 무의식 속에서 어떻게 생각해왔는지 저 우발적인 대사에서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하나님'이 아니라 '우리', 즉 모세와 아론이 해왔다는 인식이었죠. 내가 이 모든 것을 해왔다는 말입니다. 

 

공로가 나의 것이 되는 순간 나의 모든 것이 하나님과 무관한 것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눈에 모세가 아무리 대단한 하나님의 능력을 행했다 하더라도 그것을 '내가 했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하나님과 아무런 상관없는 모세 개인의 일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출처 : 픽사베이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담임했던 조용기 목사는 분명 놀랍고 위대한 목사요 성직자였습니다. 전도사 시절이던 1950년대에 최자실 전도사와 함께 천막을 치고 교회를 개척한 그의 신앙적 순수와 열정이 순복음교회를 수십만 명이 출석하는 대형교회로 성장시켰고, 그의 사역을 통해 수많은 영혼이 하나님을 만나고 구원을 얻었습니다. 그 누구도 그 사실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의 마음 속에 끝까지 하나님을 향한 겸손이 유지가 되었는지에 대해선 고개를 갸우뚱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그의 삶 속에도 모세의 므리바 사건과 같은 일들이 관찰되었기 때문이죠.

 

단적인 예가 아래 사진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출처 : 에큐매니안 자료사진

 

위 사진은 그의 "성역(聖役)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입니다. 저 사진은 조용기 목사의 50년간의 사역은 조용기라는 사람이 능력을 행하고 조용기라는 사람이 영광을 받은 하나님과 무관한 사건은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타이틀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행사 전체에 '하나님'이라는 수식어를 얼마나 많이 치덕치덕 발랐는지는 상관없습니다. 옥성득 교수가 아무리 '예배'라는 이름이 붙었어도 그 안에 하나님이 주인공이 아니라 사람이 주인공이 되었다면 그것은 그저 '행사'일 뿐이라고 일침했듯이, 성역의 주체가 하나님이 아니라 사람이 되어버린다면 조용기 목사는 참된 성직자가 아니라 므리바 사건의 모세가 되어 버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조용기 목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조용기 목사 외에도 '성역 XX 주년'이라는 기념식을 하는 교회가 많은데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입니다. 성역은 하나님이 하신 것이고 목사는 그저 도구였을 뿐인데 하나님보다 도구의 위대함을 칭송하는 자리얼마나 어처구니가 없습니까? 도구를 우상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출처 : 뉴스앤조이

므리바 사건을 통하여 모세의 경건한 모양 속에 숨겨져 있던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지 말 것을 명령하셨습니다. 느보산에서 자신이 가진 모든 영광을 내려놓기를 원하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가나안 땅으로 들어갔을 때 그가 얼마나 우상화가 될지 이미 예상하셨기 때문입니다. 모세에게 얼마나 더 큰 유혹이 찾아올지를 아셨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모세에 대한 징벌이 아니었습니다. 가장 영웅이 될 수 있는 순간에 가장 이름없이 죽음을 맞는 것, 그것이 모세에게 참으로 선한 일이었고 가장 영광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생명책에 기록될 수 있었습니다.

 

성도수 80만 명의 교회를 세운 것이 세상 사람 눈으로 보기에 아무리 대단하고 영광된 일이라도 하나님 눈에 실패한 성직자라면 그것은 정말 무가치한 일일뿐입니다. 200만 명의 민족을 이집트 군사들로부터 이끌어내고, 홍해를 가르고, 만나와 메추라기를 먹이고, 광야에서 물을 마시게 한 모세조차도 이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기에 하나님께서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천하를 얻어도 제 생명을 잃어면 무슨 소용이냐고 성경은 말합니다. 위대한 성직자 조용기 목사는 2021년 9월 14일 소천했습니다. 조용기 목사는 성공한 성직자일까요? 숨지기 전에 조용기 목사에게도 느보산의 결단이 있었을까요? 저는 진정으로 그랬길 바랍니다. 그래서 조용기 목사가 이 땅에서는 사람으로부터 칭찬을 받고, 천국에서도 하나님으로부터 "잘 하였도다, 나의 충성된 종아" 라고 칭찬을 듣고 계시길 진정으로 소망합니다.

 

“명한대로 행하였다고 종에게 사례하겠느냐.
우리는 무익한 종이라. 우리의 하여야 할 일을 한 것 뿐이라 할지니라.”

누가복음 17장 9-10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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